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 10년…이제 다음 10년을 말하다
국내·외 해녀, 국제기구, 전문가 등 200여 명 제주 집결…지속 가능한 전승·보전 해법 모색
AI 활용 지식 전승부터 국제 네트워크까지…현장 목소리 담은 정책 아젠다 제주도에 전달
□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사장 고승철)는 지난 18일 매종글래드제주호텔에서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 기념포럼`을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 ‘살아있는 문화유산,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리다’를 대주제로 정한 이날 포럼에는 제주 현직 해녀와 출항 해녀, 전국 각지의 해녀, 그리고 국내·외 유관기관, 국제기구, 학계, 업계, 전문가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 첫 번째 기조연설에 나선 박상미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前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대사)는 2006년 첫 국제학술회의 발표부터 2016년 유네스코 등재, 2023년 파리 유네스코 본부 행사까지 무려 20년의 여정을 돌아봤다. 박 교수는 “해녀들은 스스로 소득을 만들고 가정 경제의 주체로 서왔다”며 “오늘날 전 세계가 논의하는 여성의 경제적 자립이라는 의제에 제주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하나의 실천적 답을 갖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 이어 요시다 준코(Junko Yoshida) 유엔세계관광기구(UN Tourism) 아시아·태평양지역 사무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는 ‘최우수 관광마을(Best Tourism Villages)’ 사업의 우수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제주 세화마을을 조명했다.
이와 함께 제주가 해녀 문화를 보존하는 동시에 이를 유산관광 자원으로 발전시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하는 한편, 2027년 지속 가능한 관광의 해를 맞아 제주의 다양한 노력이 앞으로도 널리 확산되기를 기원했다.
○ 기조연설 이후 진행된 세션1에서는 호실리토 코스타스(Joselito Boboi Costas) 전 필리핀 세부관광청장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그는 “해녀는 단순히 물질하는 여성이나 관광의 대상이 아니라 생태 지식과 생계, 여성의 역할, 공동체와 바다가 서로 연결된 하나의 살아있는 문화 체계”라고 규정했다.
○ 이어진 토론에는 고미 에프알로컬 지역경영연구소 대표, 김지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정책팀장, 신성철 유니타르 제주국제연수센터 소장, 유원희 박사, 이정미 ㈜해녀키친그룹 이사, 차보영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ICHCAP) 실장이 참여해 해녀 문화의 국제적 확산과 공동체 중심의 보존 방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됐다.
○ 박호형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일도2동)이 좌장을 맡은 세션2에서는 일본 해녀인 아마(海女), 중국 및 러시아 해녀 등과의 국제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다음 10년을 위한 실질적 과제가 논의됐다.
○ 주제발표를 맡은 고승원 작가는 AI 시대 해녀 지식 보존 방법론을 제시하며 “AI는 해녀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해녀의 지식을 해녀의 것으로 남기며 기록하는 비용을 없애주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장 지식의 소유권이 어촌계와 해녀 공동체에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기도 했다.
○ 이어서 열린 토론에서는 김원평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문화유산과장이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계기로 신규 해녀 정착 지원, 미래전승 기준 정립, 해녀 문화 국제포럼 등의 정책을 소개했다. 또한, 토론에 참여한 유용예 해녀(가파도 어촌계장)는 “우리가 함께 지키지 않으면 해녀의 미래는 없다”며 “공동체의 힘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강정찬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박사, 송원섭 제주대학교 교수, 송정희 제주학연구센터 연구원도 토론자로 참여해 생태 보전과 지식 전승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 제주 해녀가 직접 전한다…토론 제언을 정책 아젠다로 묶어 제주도에 전달
○ 본 포럼은 두 세션 토론에서 나온 정책 아젠다와 제언들을 취합해, 제주 해녀 대표가 이를 제주특별자치도에 직접 전달하는 상징적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세계 각지 전문가와 행정·현장의 해녀가 함께 던진 다음 10년의 과제들이 한 장의 제언으로 모여 제주도정에 전달된다는 점에서 금번 포럼만의 특별한 순서로 마련됐다.
○ 이와 관련,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포럼 개최를 통해 해녀 문화가 제주를 넘어 국제사회가 함께 보전하고 계승해야 할 인류 공동의 유산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도와 공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국제 교류와 정책 마련을 통해 해녀 문화 보존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